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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저는 소낙비도 좋아 하지만, 이렇게 겸손히 그냥 내리는 비도 좋아 합니다.

오늘의 비는 아마 멀리서 출발한 듯 합니다.
이번 주 내내 비에 대한 얘기로 화제가 되었고 오늘 일찍 부터 온다는 비 소식에 급기야
등산이고, 야유회니 등의 여러 계획이 무산되었습니다. 그럴바에야 비가 확 와야 안심을 하기에
아침 새벽부터 비가 쏟아 지기를 기다렸죠.

그런데 오전 내내 그 비는 잠깐 앞서 소식만 전하더니,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그 모습을 나타 내더군요.
그러면서 모든 공기와 하늘과 땅을, 사람의 마음을 다 잠잠히 재워 놓고, 이제는 비만 호올로
조용히 그냥 내리고 있네요.

희뿌연 비의 여파로 머얼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이런 날은 무얼 해야 하는지, 무슨 기분을 내야 하는지
막막해 집니다. 우리의 인생경로에도 이런 날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앞이 안 보이고, 내가 진보를 하는지
나의 경쟁상대가 누구 인지, 그냥 막막히 아무 생각도 안 들 때....
그냥 하루 하루 지나가도 아무 탈이 없는 듯 느껴질 때,....

그러나 곧 반드시 해는 다시 펄펄 떠 오를 것이고, 다시 사무실에서는 총총 걸음으로 왔다 갔다
전화통화는 불이 난 듯 할 것이고, 컴퓨터 앞에서 미친듯이 자료를 뒤지기도 할 것 입니다.

난 이제 날씨에 따라, 이런 좋아 하는 날에, 마음껏 비랑 놀 때가 아닌 듯 합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기회를 전달하고, 막막한 리더에게 아이디어를 불어 넣어 주려면,
더 야심차고 더 똑똑한 사람과 많은 대화로서, 그들의 생각을 읽어 내려면, 산업의 동향을 파악해서
인력수요의 방향을 잡으려면, 아니 당장 찾아 내야 하는 내 JOB #들을 생각하면, 내가 만나야 할 클라이언트한테
브리핑을 하려면, 난 이제 이렇게 좋아하는 비와 하염없이 대책없이 날 슬퍼할, 멀리서 왔어도 딱히 그리운 사람은 없다고 우는 듯한 비와 얘기 할 시간이 없네요.

무엇보다, 이 블로그를 다녀갈 많은 그대들에게, 그 자손들에게, 각자의 맞는 커리어를 그릴 힘을
확실히 줄 수 있으려면, 저는 이제 정신을 차려야 겠지요. 이제 영어공부를 하러 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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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씨| 2007/05/25 01:1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헤드헌터라는 직업 때문에..
지적이고, 이성적이고, 냉정하고...
이런 이미지들이 실은 평범한 선입견(이런 조어가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요)으로..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멀리서 왔어도 딱히 그리운 사람은 없다고 우는 듯한 비와 얘기 할 시간"을 그리워하는 소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네요. 참 색다릅니다. 물론 좋은 의미로요.

마지막에 '영어공부하러 가야한다'는 말씀은..
묘한 여운을 주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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